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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기고] "다산초당"
글쓴이 : ansantour 날짜 : 2012-12-03 (월) 11:14


안산시청 관광과장 최경호


삼남길을 따라 걸어가는 길아래 강진만이 펼쳐져 있었다.

이백여 년 전 신유사옥에 연루되어 한양에서 이곳 강진으로 유배길에 오른 한 학자가 걸었던
그 길을 걸었다.

아흔 둘 돌계단은 투박했다.
다산의 삶과 혼은 온전히 한 아름 소나무에 배여 있었다.

초당으로 오르는 산길에 뿌리가 몸에서 튀겨져 나와 길 위에 투벅투벅 불거져 나와 있었다.
가족들과 형제들에게서 떨어져 천리길을 걸어 이곳을 오르던 다산 정약용의 발걸음을 느껴본다.

숲에서 새들이 맑은 소리를 냈다.
하늘로 치솟은 소나무는 청초했다.

丁石. 바위에 자신의 성씨인 丁을 새기며 다산은 조카사위 황사영에게서 불거진 가족들의 안위와 집안의 헝크러진 우려를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정으로 성씨 정을 새긴것이 아니라 착잡한 마음으로 바위에 성씨를 새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까치발을 떼고서도 닿지 않는 곳에 이렇게 깊숙하게 자신의 성씨를 새길 수 있었단 말인가.

542권을 집필한 출판소이자 인쇄소였던 동암의 마루바닥은 다산의 복숭아뼈에 세번이나 숭숭 구멍을 내게했던 미안함 때문인지 조용했다.

나무숲은 시끄러운 세상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뜻 빽빽했다.
연지석가산에는 그 시간을 잊지 않으려는 듯 연신 만적산에서 물이 흘러내렸다.

다산께서 차를 끓였던 다조는 늦가을 만큼이나 찬기운이 올라왔다.
서암에서 후학들에게 들려주는 다산의 목소리가 울렸다.

동트기 전에 일어나라!
기록하기를 즐겨하라!
차를 즐겨 마셔라!

다산은 내 등을 떠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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